내 딸이 왕따 가해자 입니다.

 


올해 새해 다짐 중 하나가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가 있었는데 지금 보고 있는 책 진도가 너무 지지부진한 덕분에 부랴부랴 남는 시간에 서점에서 한 권 읽게 된 '내 딸이 왕따 가해자 입니다.' 


나도 이제 막 아빠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이의 모든 것이 나와 아내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기본적인 생존조차 할 수 없는 아이이기에 아이의 모든 것이 마냥 나의 소유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어느 순간이 되면 아이는 우리 손을 떠나 우리의 도움은 받아 본 적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터이다. 다음은 이 책의 가해자 학생 어머니의 대사다. '딸아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가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손을 덜 타게 된 만큼 모든 일에 일일이 관여하지는 않다 보니 어느새 모르는 일 투성이다. 왠지 모르게 쓸쓸하기도 하다.' 그렇게 조금씩 내 손을 떠나던 아이가 알고 보니 친구를 왕따 시키는 일의 가해자였던 것이다.

언제나 왕따나 학교 폭력 이야기를 들으면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마련이고 가해자라 함은 학교에서 솜방망이 처벌 받고 마치 멋진 훈장처럼 여기면서 다른 사고를 친다거나 까맣게 잊고 사회에 나갈 것이라는 일반적인 사고에 빠져있었다. 실제로도 책의 초반까지는 가해자는 사과를 하고는 깨끗이 잊고 잘 살겠지. 피해자는 그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데. 같은 말들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해자 유형이 아니라 정말 본인이 모르고 한 행동에 대해 너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한다면, 아니면 책에서 처럼 가해자라는 이유로 다시 학교에서 왕따 혹은 학교 폭력을 당한다면, 가해자의 삶은 어떨까 하는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 책이라 흥미로웠다. 그리고 책에 등장하는 몇몇 어른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건을 규정짓고 처벌하기 위해 애를 쓰며 일을 더 크게 만들기도 한다.

평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에다가 새로운 시각까지 더해지니 제법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만약 내 딸이 학교폭력 피해자 or 가해자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정답이야 없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도 않는다. 


학부모들이 한번쯤 읽어봄직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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